효성 엑시브 125 Exiv125 (2005년 여름, 대구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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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터사이클

효성 엑시브 125 Exiv125 (2005년 여름, 대구)

by 바둑바둑이 2023. 8. 1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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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구의-여름
대구의-여름

저의 첫 오토바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.

때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인 2005년도의 이야기입니다.

오토바이를 사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와 구매기

저는 친구 놈이 수업 중 옆자리에서 무심코 책상에 올려놓은 의문스러운 모터사이클 키의 모습에 시선이 뺏겨버렸습니다. 시선만 빼앗긴 게 아니라 그 순간부터 이미 온통 저의 관심사는 그 모터사이클로 향해 있었죠.

모터사이클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없었고, 자전거만 탈 줄 알던 학생이었던 저는, 하기 싫은 학업이라는 현실과 맞서 싸우며 모터사이클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것이죠. 그때 제가 모터사이클에 빠져든 것은 철없던 시절 단순하게도 그 모터사이클이 주는 외관적인 미적요소와 각종 미디어들에서 보여준 반항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이미지가 저를 안달 나게 했던 것 같습니다. 

한동안 모터사이클 앓이를 하고 겨우 거기서 벗어나 일상으로 조금씩 회복할 때쯤. 그때가 이십 대 초, 여름이었습니다.

여름방학이 시작되고 군대를 가기 위해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해 놓았기에 수중에 얼마간의 돈이 있었는데요. 그때 결심을 했습니다. 오토바이를 사야겠다고.

그때 당시 저는  대구에 거주하고 있었는데요. 대구에는 오토바이 골목이 있어요.

규모가 꽤 크고 길의 길이도 길어서 구경하는 맛이 있는 골목인데요. 어린 저의 눈으로 그곳을 보았을 때는 너무나 아름다운 모터사이클들이 줄지어 서있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곳이었는데요.

원동기 면허를 미리 취득을 하였고, 저렴한 중고 오토바이 한 대는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은 있는 상태에서  그 골목을 입성했을 때는, 이 중에 나의 것이 될 가능성이 있는 오토바이가 있다는 생각에 더욱 흥분된 상태로 오토바이를 구경했답니다. 

그리고 몇몇 오토바이 매장을 둘러보다가 가격을 여쭈어 보고 가격과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놈으로 한대 골랐는데요. 

그것이 바로 저의 첫 모터사이클인 엑시브 125(Exiv 125)였습니다.

은색 바탕에 주황색으로 포인트가 들어간 오토바이였는데요. 제눈엔 너무 멋있어 보였었죠^^

당시엔 배기량이 무엇인지 2 행정이 무엇이며 4 행정은 또 무엇이며 공냉 수냉 등등 글로는 보았으나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, 들리는 이야기도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리면서 어떤 게 성능이 좋고 어떤 게 성능이 나쁜지 조차 모르고 그냥 외적인 요소 하나만 보고 구매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^^

그렇게 오토바이를 주문하고 친구와 함께 주행연습이 가능할 만한 집 근처 공원으로 오토바이 배송을 시켜놓고 약속된 시간에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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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 주행과 마지막

1톤 트럭을 통해 배송이 된 저의 첫 오토바이인 엑시브가 공원 주차장에서 트럭 트렁크 경사로를 통해  내려오는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. 오토바이 사장님께서 엑시브를 인도해 주셨고 첫 주행방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해준후 키를 건네주고 돌아가셨죠. 사장님이 말씀해 주신 스로틀, 클러치, 앞 뒤 브레이크 등을 생각하며 친구와 함께 차근하근 연습을 하였습니다.

하루 만에는 공도로 나갈 자신이 없어 공원 한 곳에 주차를 해놓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부여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청하고 그다음 날 아침 부지런히 엑시브를 만나러 나가서 몇 번의 연습을 마치고 드디어 두근두근 공도로 나가 어제 함께 엑시브를 인수했던 친구의 집까지 안전하게 첫 주행을 마쳤습니다.

여름의 그 시절 오토바이는 그랬습니다. 제 가슴 앞에 있는 오토바이의 연료통 뚜껑을 통해 올라오는 옅은 휘발유냄새와 아스팔트의 열기가 느껴지고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데 가슴은 상쾌한 그런 주행이었습니다. 

인상 깊었던 첫 오토바이와의 만남은 군대입대라는 인생의 과업을 위해 생각보다 짧은 기간만에 끝나게 되었고, 서툴면서도 철없는 추억을 가슴에 남기고 엑시브는 그렇게 떠나보내게 되었습니다.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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